넥스트아이 "중국인이 만든 한국 화장품, 中 시장 벽 허문다"

2022.04.04 이미 횟수: 2316次

[진광 넥스트아이 대표 인터뷰]
-中 유미도그룹 인수 뒤 한국 화장품 사업 도전
-중국 이어 미국,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 공략

“중국 화장품은 글로벌 제품으로 발전시키에는 한계가 있다. 우수한 한국 화장품을 중국으로, 다시 중국을 넘어 글로벌 제품으로 세계화하겠다.”


[넥스트아이 진광대표]


진광 넥스트아이 대표는 지난 23일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에 위치한 넥스트아이 본사에서 올해 화장품 사업이 미국 등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넥스트아이(137940)는 화장품 사업을 주력으로 하던 회사가 아니다. 지난 1998년 설립돼 머신비전(Machine Vision) 기술을 토대로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의 외관을 검사하는 장비를 판매한 업체였다. 그러다 지난 2016년 중국 화장품 업체 유미도그룹에 인수되며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넥스트아이가 화장품 사업에 도전한 것은 머신비전 장비 사업의 성장이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한국 화장품의 잠재력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진 대표는 “기존 검사장비 사업의 두드러진 성장이 어려울 것이란 점을 감안해 유미도그룹의 사업 노하우를 한국 시장에 접목하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고 판단해 화장품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진 대표는 그동안 한국 화장품이 가진 우수한 제품성에 비해 중국 시장 장악력은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중국인의 눈높이에서 매력적인 장점을 어필하는 제품이 드물었다는 시각에서다. 그는 그 지점에서 우수한 한국 화장품을 중국 고객이 선호하는 마케팅 및 유통 전략을 더하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고 봤다.

2017년 중국 미용 프랜차이즈 ‘유미애’를 설립해 화장품 사업에 발을 뗐다. 중국 고객이 피부관리숍에서 화장품을 체험하고 구매하는 사업모델을 구축했다. 2020년 기준 유미애 매장 수는 1000개로 빠르게 확장했다. 아울러 한시티, 미코노스, 베이푸만 등 다양한 자체 한국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하며 시장 장악력을 키웠다.
그의 전략은 적중했다. 2020년부터 전체 매출액에서 화장품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대로 뛰어올랐다. 2020년에는 48.2%, 2021년에는 42.2%를 기록했다. 지난 2019년의 36.2% 비중에 비하면 최대 10%포인트 넘게 상승한 것이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머신비전과 화장품 사업 등의 위축으로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288억원으로 전년 대비 17.2% 줄었다. 영업손실도 117억원으로 전년에 이어 적자가 지속됐다.

넥스트아이는 이 같은 실적 악화를 개선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화장품 사업을 확장 중이다. 고가 상품 위주의 피부관리 채널에선 현금 창출이 더딘 만큼, 잠재 고객 비중이 큰 온라인 채널을 적극 공략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해 말 중국 온라인 8대 면세업체 중 하나인 ‘소미고’ 플랫폼과 화장품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선크림, 마스크팩 등 자체 상품을 비롯해 한국의 유망 중소기업 제품을 함께 납품해 판매하고 있다. 올해 목표 판매품목수(SKU)는 1000개, 제품공급액은 100억원 이상이다. 협업 업체를 늘리기 위한 입찰 공고도 현재 준비 중이다. 진 대표는 “중국 시장 진출에 실패한 한국 중소기업 제품을 소미고 플랫폼 납품해서 좋은 판매 성과를 올렸다”며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면 최대 2년을 걸려 위생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면세 플랫폼에선 허가가 필요 없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동남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으로의 판매망 확장도 추진 중이다. 지난해 연말부터 마스크팩 제품을 수출해 소셜 마케팅 방식으로 유통하고 있다. 올해는 미국의 시장을 필두로 일본, 대만 등으로 시장을 계속 넓힐 계획이다. 진 대표는 “마스크 제품 중 하나를 지난해 연말부터 미국과 싱가포르에 수출했다”며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 대만도 점차 판매시장을 키워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진 대표는 머신비전 장비 사업도 중국 시장 진출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그는 “삼성 등 국내 대기업 위주에서 중국회사와 협업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